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솜씨 좋은 가이드와 함께하는 철학 여행 -- <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> 독후감독서 2024. 4. 12. 20:12
"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"의 감상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, "기차여행 떠나고 싶게 만들어지는 책"이다. 하필 코로나 유행으로 전 세계가 멈춰버렸던 때에 이 책이 나왔는데, 만약 그 때 읽었으면 여행 욕구가 더 폭발했을지도 모르겠다. (그래서 베스트셀러가 된 건가?!) 이 책은 다른 데서 못 느꼈던 재미가 있다. 대놓고 웃기려고 작정한 "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"(마이클 슈어가 쓴 이 책도 정말 추천한다. "굿 플레이스"를 본 사람이면 더더욱!)과는 결이 좀 다르다. 노련한 가이드가 함께하는 여행의 재미랄까. 에릭 와이너(저자)의 말을 듣고 있자면 마치 애플 비전 프로를 쓴 것처럼, 밋밋했던 눈앞의 광경이 더 맛깔나게 바뀐다. 책을 읽다가 저자의 가이드 솜씨에 감탄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. 저자의 짧은 강연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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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야기, 19세기말, 그리고 우연 -- <꿈의 해석을 읽다> 독후감독서 2024. 3. 8. 23:58
언제부턴가, 나는 '이야기'에 꽂혀 있었다. 매력적인 이야기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. 그런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. 나도 그런 멋진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, 틈날 때마다 영화나 TV 시리즈를 찾아서 보기 시작했다. 그러던 중에 웨스 앤더슨의 유명한 영화, 을 보게 되었다. 결말까지 가기도 전에, 이 영화는 내 인생 영화가 되고 말았다. 며칠 사이에 두 번을 더 돌려서 봤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. 한 줄 요약하자면, 이미 지나가버린 것들을 추억하는 영화다. 내가 아직 태어나기도 전의 것들을. 이번 책, 『꿈의 해석을 읽다』에서 그 비슷한 느낌을 다시 받았다. '추억'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까 잘 모르겠지만.. 아무튼 이 책을 통해 내가 직접 겪어 보지 못한 19세기 말을, 내 맘대로 추억하고 상상해 보았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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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로 내 인생이 끝난다면? -- <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> 독후감독서 2024. 2. 4. 11:18
(독서 모임에 써서 냈던 글..) 앞에서 많은 분들이 써주셨듯이.. 이번에 읽은 책, 『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』에 좋은 평을 남기긴 어렵겠다. 아쉬움을 애써 무시하고 쇼펜하우어 자체에 집중하고 쓰려했는데, 계속 책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한 글 밖에 안 나와서 좀 당황스러웠다. 그나마 건져낸 토막글 2개로 독후감을 대신할까 한다. 행복한 부자 쇼펜하우어는 어린 시절에 이미 많은 유산을 상속받았고, 그래서 평생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. 그러면서도 검소한 생활을 했다고 한다. 그는 부자들이 흔히 겪는 권태감에 빠지지 않도록 자신을 욕망을 관리하는 법도 터득했던 것 같다. 내면의 공허를 '외적인 자극'으로 채우지 않았고, 대신에 '정신의 풍요'로 그 공간을 채워나갔다. 남들은 어떻게 봤을지 모르지만, 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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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I는 효율적인 OO 수단? -- <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> 독후감독서 2024. 1. 28. 12:48
『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』은 약 150년 전에 출간된 마르크스의 『자본론』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책이다. 저자 임승수 작가는 이 책의 서두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대한 사람들의 세 가지 반응을 소개했다.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. 1. 사회주의/공산주의를 다루고 있을 것이다, 2. 너무 옛날 책이다, 3. 관심은 있는데 너무 어려울 것 같다. 우리 대부분은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면서도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. 저자가 지적했듯이, 잘 모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본론을 읽어보려고 하지도 않는다. 물론 나도 그중 하나였다. 위의 세 가지 반응 중에서 난 어디에 속할까? 언뜻 1번처럼 보이긴 한데, 사실 그보단 “그냥 관심이 없었다”에 더 가까운 것 같다. 너무 공기처럼 당연해서 한 번도 의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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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한계를 하나씩 극복하는 과정독서 2023. 8. 18. 16:21
이번 책은 『리더를 위한 멘탈 수업』이다. 서울대 정신의학과 윤대현 교수와 리더십 전문가 장은지 대표가 공동 집필하였다. ‘리더의 성장 7단계’가 이 책의 주요 내용이며, 각 단계마다 두세 가지 상담 사례와 이에 대한 저자의 조언으로 챕터가 구성되어 있다. 일단 사례(case)를 먼저 보여주고 이어서 두 저자의 글이 번갈아 나오는 식이다.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 탓인지, 읽으면서 누구의 글인지 구분이 잘 안 되었다. 그래서 중간에 자꾸 목차를 확인하곤 했다. 두 저자가 대담을 진행하는 식으로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. “자기 마음 뿐만 아니라 타인의 마음도 잘 보살피고 헤아릴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는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. 그리고 이러한 마음관리 역량은 끊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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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감 능력의 원천은 바로, ‘상상력’독서 2023. 7. 14. 22:24
이번 책은 『최고의 나를 만드는 공감 능력』이다. 헬린 리스와 리즈 네포렌트가 공동 집필한 책이다. (맨 밑에 마무리 글에서도 언급하지만, 난 이 책의 저자가 헬린 리스 한 명인 줄 알았다.) 헬린 리스는 의사들의 공감 능력이 환자들의 회복 속도와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다는 것을 깨닫고 동료 의사들을 대상으로 ‘공감 훈련 프로그램’을 개발했다고 한다. 이후에는 온라인 및 현장 훈련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‘엠퍼테틱스(Empathetics Inc.)’라는 전문회사를 차렸다. 이 책을 통해, 저자가 개발한 훈련 프로그램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을 것 같다. 1부는 공감 능력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함께 저자가 제시하는 E.M.P.A.T.H.Y. 테크닉(일명 ‘일곱 가지 열쇠’)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된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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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감을 잘 하는 리더가 되려면독서 2023. 6. 16. 22:47
이번 책은 리사 펠드먼 배럿의 『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?』이다. 대니얼 레비틴의 『정리하는 뇌』 이후로 오랜만의 ‘본격 인지심리학’ 책이다. 그래서인가? 분량이 700쪽…. #구성된 감정 이론 (Theory of constructed emotion) 이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다. “감정은 우리 머릿속에서 잠자고 있다가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순간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다.” 이 책의 주요 내용이 잘 들어가 있는 TED 강연도 있으니 한 번 보는 것도 좋겠다. https://www.ted.com/talks/lisa_feldman_barrett_you_aren_t_at_the_mercy_of_your_emotions_your_brain_creates_them?language=ko 구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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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프 베조스의 철학 훔쳐보기독서 2023. 4. 20. 01:26
#원칙 너머에, 철학 우리는 늘 딜레마에 빠져 허둥대곤 한다. 보통은 각 상황에 따라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할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‘세부 지침’이 있지만, 그걸로 해결이 안 되기 때문에 난감한 것이다. 잘못된 판단으로 낭패를 보고 싶지 않지만, 어느 쪽으로도 선택하기 쉽지 않다. 이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에 기댈 수 있을까. 바로 원칙(principle)과 철학(philosophy)이다. 원칙은 모든 세부 규칙들이 만들어진 공통의 기반이며, 일반적으로 하나 또는 몇 개로 압축된다. 철학은 한 발 더 나아가 이 소수의 원칙들을 만들어내는 공통의 기반이다. 이들은 언뜻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들린다. 하지만 세부 지침으로 모든 상황을 커버할 순 없는 노릇이다. 예외적인 일은 사실 일상처럼 흔하게 벌어진다. 원칙..